소위 명문대 나와서 9급 응시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여러가지 개인적 사정으로 사기업 취업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고
마치 수능공부 하듯이 얌전히 돈 안들이고 공부할 수 있는게 공시라고 생각되어서
수능 베이스가 있어서 영어점수 믿고 작년엔 슬렁슬렁 준비하다가
지난 겨울쯤부터 바짝 하고 있네요. 근데 영어 제외한 나머지 과목 점수가 영 안좋네요.
내용이 어려워서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고, 정말 암기할 분량이 너무 많고
그걸 100분 내에 푸는 게 빡셔서... 국가직 지방직 광탈하고
서울시도 포기할 수는 없으니 손 놓지 않고 있는데 요즘 너무 절망적이에요
어머니도 나이드셨고 아프고, 자식들은 이렇게 다 컸는데 이 나이 먹도록
아버지가 한참 예전부터 가계 책임 안 지고 놀고 먹고 있어서요
제가 얼른 합격을 해야 못난 아버지를 내쫓든 뭘 하든 하겠는데
제가 벌이가 없으니 못난 아버지라도 집안에 붙들어놓고 살아야하지 않겠냐고
근데 그렇게 붙들어놔봤자 알바라도 해서 푼돈이라도 벌어오지도 않고 밥만 축내고 거드름 피우는데.
그래서 더더욱 정신차리고 하게 되긴 합니다만 제 머리가 나쁜건지 아님 사람 머리가 한계가 있는건지
점수가 팍 뛰질 않네요. 당연한 거겠죠 똑똑해서 점수 잘 나오는 시험이 아니고
엉덩이 싸움으로 누가누가 더 많이 외워서 빠르게 기계적으로 푸느냐 싸움이니까...
이런 방식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뭐 나라 입장에서 죄다 여기에 몰리니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거겠죠
아픈 어머니 모시고 살려면 더더욱 야근하고 술상무하느라 자기 시간 뺏기는 사기업은 못 가겠고
지금와서 전문직 준비하려니 2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몰라서
공시는 그나마 빠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녹록치 않네요
영어는 다행히 어렵지 않게 잘 되는데 나머지 과목들이 60점대 전전하고 있어서
과목별로 네다섯 문제만 더 맞추면 될 것 같아서 오답노트 정리하고 바짝 하는데도
모의고사 풀어보면 또 60점대라 좌절감이 너무 커요. 힘들고 우울해서 푸념하고 갑니다.
어머니 모시려면 서울시 시험에 꼭 붙어야 하는데 이번에 떨어지면 1년 뒤에나 가망이 있네요...
너무 우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