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학교수회가 2026년 3월 27일 총회 결의문을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8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단순히 합격자 수를 늘려 달라는 집단 민원으로만 보기 어렵다. 이들이 내세운 핵심 논리는 숫자보다 교육 구조에 있다. 로스쿨이 본래 취지대로 다양한 법률가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사실상 변호사시험 과목에만 매달리는 준비기관으로 굳...
한국법학교수회가 2026년 3월 27일 총회 결의문을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8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단순히 합격자 수를 늘려 달라는 집단 민원으로만 보기 어렵다. 이들이 내세운 핵심 논리는 숫자보다 교육 구조에 있다. 로스쿨이 본래 취지대로 다양한 법률가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사실상 변호사시험 과목에만 매달리는 준비기관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아시아경제와 파이낸셜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교수회는 낮은 합격률이 학생들의 수강 선택을 좁히고, 선택과목과 특성화 교육을 위축시키며, 결국 법조인 양성 체계 전체를 빈곤하게 만든다고 보고 있다. 법학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합격률 80%”는 과감한 증원론이 아니라, 로스쿨이 최소한 교육기관답게 돌아가기 위한 하한선이라는 주장에 가깝다. 특히 한국법학교수회가 전국 25개 로스쿨과 법과대학 교수들을 대표하는 법정 단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요구는 일부 교수의 개인 의견이 아니라 법학교육 진영의 누적된 불만이 공식화된 장면으로 읽힌다.이 문제를 더 무겁게 만드는 것은 현재 제도가 실제로 50%대 안팎의 합격률 위에서 굴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가 2025년 4월 24일 발표한 제14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744명, 합격률은 52.28%였다. 같은 발표에서 초시 합격률은 74.78%, 5년 5회 응시기회를 모두 소진한 누적 합격률은 88.29%라고 설명됐지만, 현실에서 더 크게 체감되는 숫자는 단연 전체 응시자 기준 50%대 합격률이다. 이것이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법학전문대학원 3년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학교 안의 교육과정 전체가 사실상 변호사시험 최적화 방향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한국법학교수회가 과거 자료에서 제시한 시뮬레이션 역시, 합격률을 단계적으로 80% 수준까지 높일 경우 불합격자 누적과 응시 제한자 문제를 완화하고 교육 정상화 여지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즉 80%론은 갑자기 튀어나온 숫자가 아니라, 로스쿨 도입 이후 누적된 병목을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오래된 문제제기의 연장선에 있다.물론 합격률 상향이 곧바로 모든 문제의 해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법률시장 수요, 청년 변호사들의 진입 여건, 실무수습과 취업 구조, 기존 직역과의 긴장까지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드러난 쟁점이 “변호사를 더 많이 뽑을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단순한 찬반 대결만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80% 요구의 본질은 로스쿨이 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느냐, 그리고 변호사시험이 자격검정에 가까운 제도인지 사실상의 선발시험인지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는 데 있다. 지금처럼 합격률이 50%대에 묶여 있으면 학생들은 시험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과목을 기피하고, 학교는 교육 다양성보다 합격률 관리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결국 논쟁의 출발점은 합격자 숫자가 아니라 법학교육의 목적 그 자체다. 변호사시험 합격률 80% 요구는 그래서 “너무 많이 뽑자”는 주장이라기보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할 때 약속했던 교육 중심 법조인 양성 모델이 아직도 유효한지 다시 묻는 질문에 가깝다.참고 자료• 파이낸셜뉴스 `한국법학교수회 "사회 변화 부응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80%로 높여야"`
• 아시아경제 `법학교수회 "변시 합격률 80% 돼야…법학교육 고사 위기"`
• 법무부 `제14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44명 발표 및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시험관리 강화 방안 마련`
•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한국법학교수회 `미래의 희망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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