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2017년 9급 지방직 문제를 가져와 봤습니다.
문 12. 다음 글의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Fear and its companion pain are two of the most useful things that men and animals possess, if
they are properly used. If fire did not hurt when it burnt, children would play with it until their
hands were burnt away. Similarly, if pain existed but fear did not, a child would burn himself
again and again, because fear would not warn him to keep away from the fire that had burnt him
before. A really fearless soldier ― and some do exist ― is not a good soldier, because he is soon
killed; and a dead soldier is of no use to his army. Fear and pain are therefore two guards
without which human beings and animals might soon die out.
① Obscurity of Fear and Pain in Soldiers
② Indispensability of Fear and Pain
③ Disapproval of Fear and Pain
④ Children's Association with Fear and Pain
먼저 이 문제의 선택지를 분석해보겠습니다. 2018년 지방직 영어에 비해서 선지들이 간결하고 선지들의 성격은 "주제"에 가깝습니다. 수능 문제에서 주제 선지와 제목 선지의 차이점은 주제의 경우에 중심내용을 보통 명사구(명사가 핵심인 구)로 표현하며, 제목은 주제와 달리 의문문, 명령문, 감탄문 등의 자유로운 형식을 사용하며 콜론(:)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요, 공시에서는 이런 구별이 불명확하며 시험 종류에 따라서 다르지만 주제문제의 선지가 제목 문제와 유사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공시에서 주제와 제목을 분명하게 나눠서 다룰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위에 나온 2017 지방직 영어의 선택지들 역시 대문자를 쓰지 않으면 일반적인 수능의 주제 문제로 보입니다. 또한 다른 문제들에서는 보이지 않던 하나의 특성이 이 문제에서 발견되는데요, 각 선지가 중급 수준의 단어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어휘문제의 성격도 약간 발견됩니다. Obscurity, Indispensability, Disapproval, Association 같은 단어는 모르게 되면 문제를 푸는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는 표현들이었습니다.
주제와 제목과 같은 "대의파악"문제를 풀 때 본문의 내용을 읽고 그것의 중심내용을 주관식으로 접근하여 선지 중에서 해당 내용을 찾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수험생의 수준에서 이게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문제를 접근할 때는 학생들이 혼란을 갖지 않을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서 접근하게 하고 있습니다.
주제와 제목의 정답 선택지는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본문 내용으로 답변이 가능할 것 (내용일치적으로 본문과 같은 내용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2. 전체 내용을 포괄할 것 (일부 내용에 국한되는 것은 틀린 선지입니다.)
3. 반드시 키워드를 포함할 것
이제 이 기준으로 위에 나온 선지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① Obscurity of Fear and Pain in Soldiers - '군인들의 두려움과 고통의 모호성'은 본문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이므로 1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군인들에 국한된 내용은 2번 요건도 충족하지 못합니다. 다만 fear and pain이 이 글의 키워드 이므로 3번 요건은 충족합니다.
② Indispensability of Fear and Pain - '두려움과 고통의 절대적 필요성'이란 표현은 본문에 나와 있는 Fear and its companion pain are two of the most useful things 와 같은 말이 되므로 1번 요건이 충족되며, 이 글은 군인과 아이의 예를 통해서 계속해서 이 내용을 말하고 있으므로 2번 요건도 충족되며, 키워드인 fear and pain이 선지에 존재하므로 3번 요건도 충족되어 정답 선지가 됩니다
③ Disapproval of Fear and Pain - '두려움과 고통의 불승인'이란 것은 두려움과 고통이 승인(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본문에 내용일치적으로 틀린 것이 되어 1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오답 선지가 됩니다.
④ Children's Association with Fear and Pain - '아이들의 두려움과 고통과의 관련성'은 아주 관대하게 봐서 1번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2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군인의 이야기를 포함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④ Children's Association with Fear and Pain 에 대한 해설지들의 해석을 보면 해석이 없는 것들도 있지만 학생들이 많이 본 해설지에 다음과 같은 해석들이 나왔습니다. 해석이 틀렸거나 우리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불분명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 선지는 아이들이 두려움과 고통에 관련되어 있다는 내용인데 상당히 창의적 해석들이 존재했습니다.
아이들의 두려움과 고통의 관계 (O)
두려움과 고통에 대한 아이들의 협조 (X)
두려움과 고통에 대한 아이들과의 연계성 (?)
어린이들의 두려움과 고통을 연관지음 (X)
이 중에서 올바른 해석은 첫 번째 것 뿐입니다. 나머지는 혼란을 줄 해석들일 것 같습니다.
상변형님 문법 설명은 개인적으로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제가 이해를 못한 부분이 훨씬 크긴 하지만..^^) 독해 문제에 대한 답을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설명하시는 부분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번 게시글은 제목 및 주제 고르기 문제에 대해 해설을 하셨다면, 다음에는 일치/불일치, 빈칸추론, 순서배열 등의 주제로 한 문제 씩 올려주시면 반응이 뜨거울 것 같네요.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