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4일 소개된 한상범 씨의 70세 법무사 합격 사례는 단순한 미담으로만 읽기 어렵다. 그는 1985년 사법시험 1차 합격 이후 법률가의 길을 놓지 못했고, 여러 차례 시험에서 미끄러진 뒤 생계를 위해 변호사 사무장으로 일했다. 56세에 그 일마저 멈춘 뒤에도 공부는 끊기지 않았다. 60세에는 행정사 시험에 합격했고, 이후 행정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도 다시 법무사 시험으로 돌아갔다. 공인중개사, 행정사, 법무사로 이어진 이 경로는 '나이가 들어도 하면 된다'는 감상보다 더 구체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민간 고용시장에서 나이가 경력보다 먼저 보이는 순간에도, 자격시험은 적어도 정해진 과목과 절차 안에서 다시 출발선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사례에서 더 유익하게 봐야 할 대목은 합격 자체보다 공부 방식의 변화다. 오래 앉아 있는 것, 새 책을 계속 사는 것, 범위를 넓게 훑는 것이 늘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늦은 수험일수록 시간과 체력이 젊은 수험생보다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기출문제와 기본서를 중심으로 시험이 반복해서 묻는 지점을 좁혀야 한다. 하루 종일 공부할 수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의지의 과시가 아니라 범위 압축, 반복의 기준, 생활 리듬의 고정이다. 특히 생업을 병행하는 중장년 수험생이라면 '이번 주에 무엇을 더 볼 것인가'보다 '이번 주에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한 씨가 뒤늦게 찾아낸 공부의 의미도 여기에 가깝다. 많이 본 사람이 아니라, 시험이 요구하는 판단을 끝까지 붙잡은 사람이 합격권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물론 한 사람의 성공담을 모든 고령 수험생에게 그대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30년 가까운 실패와 가족·생계의 부담을 지나온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고, 전문직 시험의 난도도 여전히 높다. 다만 한국이 이미 65세 이상 인구 1천만 명을 넘어선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만큼, 공부와 자격 취득을 청년기의 일로만 묶어 두는 관념은 점점 현실과 멀어진다. 법무사 같은 전문자격은 법률 수요와 현장 경험을 연결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고, 중장년 이후의 재학습은 노후의 부업이 아니라 제2의 직업 설계가 될 수 있다. 이 사례가 남기는 메시지는 늦은 나이의 낭만이 아니라 실천의 점검표다. 지금의 수험생에게 필요한 것은 나이를 핑계 삼지 않는 태도만이 아니라, 자신의 체력과 시간표에 맞게 과목을 줄이고, 반복을 설계하고, 시험이 묻는 방식에 맞춰 공부를 다시 짜는 일이다.
참고 자료
- 중앙일보, 2026년 4월 14일, 70세 법무사 합격 관련 기사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무사법
-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









2026 세무사 행정소송법 해설 김동현
2026 경찰 승진시험 형사소송법 해설 김윤식
2024 소방 간부후보 행정법 해설 이승철